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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많은 청년들이 스모 선수가 되기 위해 일본을 찾는다. 요즘은 이집트 출신 스모선수가 탄생하면서 아랍권에서도 스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엉덩이를 노출하는 복장('마와시'라고 부름), 게다가 최대한 부딪히는 힘을 키우기 위해 체중을 불리다보니 배가 나온 체형 등으로 스모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모에 관심을 갖고 스모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한마디로 돈 때문이다. 잭팟을 터뜨리는 것을 제외하면, 제3세계 출신 젊은이들에게 스모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그리고 스모는 선수에게 절대로 돈을 받지 않는다. 이 또한 제3세계 출신 젊은이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스모 선수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 알아보자.
1. Zero Cost
아마추어는 모든 걸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당연하지만 체중을 불리기 위해 필요한 식비도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스모협회가 운영하는 프로 스모에 입문하면 우선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선수가 되기 위해 입문한 사람에게는 돈을 전혀 받지 않는다.
오히려 체중을 불리기 위해 들어가는 엄청난 식비도, 숙박비도 일본스모협회와 오야카타(트레이너 겸 매니저)가 부담한다.
대신 일본스모협회에서 정한 규정은 절대적이다.
초기 비용이 들지 않는 대신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것이다.
프로 스모 선수는 먼저 시코나(링네임)를 받는다. 그리고 스모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은 본명이 아니라 시코나로 불린다.
외출할 때에는 머리를 묶고 전통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복장들도 오야카타가 지급해준다. 머리를 묶는 것도 오야카타가 고용한 이발사가 다 해준다.
자기가 준비해야 할 것은 하나도 없고 오로지 몸만 가지고 오면 된다.
외출할 때에는 의무적으로 저렇게 일본식 전통 복장을 입어야 한다
스모 선수의 상투. 은행잎 같다고 해서 '오오이쵸'라 부른다. 스모선수는 무조건 머리를 길게 길러야 하는데 머리에 기름을 발라 저렇게 뒤통수 쪽 머리털을 쿠션처럼 만들고나서 끝을 상투처럼 묶는다. 넘어졌을 때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용도이다.
아랍권 최초의 스모 선수 '오오스나아라시'는 아랍인 특유의 M자 탈모가 있었지만 남은 머리를 계속 길러 저렇게 오오이쵸를 묶었다.
스모 선수는 기본적으로 아침에만 운동한다.
아침을 거른 상태에서 새벽 6시에 운동을 시작하여 11시나 12시까지 운동을 하고 나서 점심을 먹는다.
그렇다 폭식이다.
더구나 체중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오야카타는 선수들에게 먹어야 하는 식사량을 정해준다. 이 양이 엄청난데 이것은 스모에 입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밥고문'이다.
파오후도 멸치도 살찌는 지름길은 폭식임을 잊지 말자.
앞으로 밥고문 졸라 당할 사람들
그리고 식사 후에는 반드시 의무적으로 잠을 자도록 되어 있다.
먹고 나서 바로 자는 것, 이것도 살찌는 원인이다.
오후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다만 스모 선수는 이런저런 심부름이나 할 일이 많아서 결코 띵가띵가 노는 것은 아니다. (그건 다음 기회에 다루겠다)
그리고 밤에는 또 폭식을 거하게 하고 잔다.
어떻게 보면 문자 그대로 놀고 먹는 생활이다.
하지만 보지년들이 '군대는 놀고 먹는 곳 아닌가요? 깔깔깔'하는 소리가 개소리인 것처럼
스모 선수의 생활은 고달프다.
스모란 현대국가의 군대 이상으로 철저한 계급제 사회로 스모에 입문하면 프라이버시란 존재하지 않는다.
더구나 훈련량은 어마어마하고, 식사도 고문에 가깝게 억지로 먹어야 하고, 선배들의 빨래, 합숙소의 청소 등 정신없다.
게다가 일본스모협회가 정한 일본식 전통 생활 방식을 따라야만 한다. 여기에 잘 적응하느냐가 떼돈을 버는 가장 첫번째 조건이 된다.
오야카타가 운영하는 스모베야(스모 선수 양성소). 1층은 연습장이고 2층부터 그 위는 합숙소로 쓴다. 스모베야는 도쿄에 몰려있다.
1층은 이렇게 연습장.
계급이 낮은 스모 선수들은 이곳에서 숙식을 함께 한다.
2. Hierarchy
스모는 철저한 계급제 사회이다.
다만 스모는 계급을 나이나 짬밥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반즈케(랭킹)로 따진다. 나이는 어려도 실력이 좋아서 반즈케가 빠르게 승진한 사람은 엄연한 선배이다. 나이 어린 사람을 깍듯이 모셔야 하는 일이 부담스럽게 때문에 스모에서는 반즈케가 떨어지면 은퇴를 선택하는 일이 많다.
반즈케는 시합에서의 성적에 따라 결정되는데, 제일 먼저 스모에 입문하면 계급은 제일 밑바닥인 '조노구치'이다 하나의 리그처럼 조노구치들이 대결하며 승률이 커트라인 이상으로 오른 놈이 '조니단'으로 승진한다. 그러면 조니단에서 리그전을 벌인다. 그런 식으로 리그를 하나하나씩 올라가야 한다.
쥬료 이상을 '세키토리'라고 부른다. 굳이 회사로 비교하자면 마쿠시타 이하는 인턴이다. 쥬료가 되면 정사원이 되는 거고, 쥬료 위의 계급, 즉 마쿠우치가 되면 중간관리자가 되는 거라고 보면 될 것이다.
마쿠시타 이하에 속한 선수들은 한마디로 졸병들이다. 그들은 공동 합숙소에서 살며 개인 방을 갖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마쿠시타 이하도 월급을 받긴 하는데 한달에 5천엔을 간신히 넘는 정도의 푼돈이다. 숙식을 오야카타가 제공해주긴 하지만 용돈은 없다고 보면 된다. 의식주를 제외한 모든 비용은 윗 반즈케에 속한 선수의 씀씀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경제적으로도 위 반즈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을 만듦으로서 스모의 철저한 계급졔는 계속 지켜진다.
세키토리가 되면 우선 제일 먼저 개인 방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때부터 월급을 받게 된다. 그런데 그 월급이 일반 회사원들의 초봉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세키토리의 첫 단계, 즉 세키토리에서 가장 낮은 계급인 '쥬료'가 되면 그때까지 자기 방도 없이 살던 사람이 갑자기 연봉 1200만엔(약 1억원)을 받게 된다. 제3세계에서 온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일본인 선수들도 쥬료가 되기 전까지는 집에 연락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쥬료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쥬료가 되기 전의 스모 선수는 아직 사람대접을 못 받는다. 그냥 시다바리 노릇만 계속 해야 한다)
비행기 탑승하는 것도 계급에 따라서.
마쿠우치(幕內)는 문자 그대로 장막 안에 속한 선수들이다. 언론에서 스모선수로 대접받는 존재들은 대부분 마쿠우치 이상들이다.
마쿠우치는 마에가시라, 코무스비, 세키와케, 오오제키, 그리고 요코즈나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통칭이다. 야구로 치면 조노구치가 루키 리그이고 마쿠우치가 메이저리그이다.
NHK의 스모 중계를 통해 보는 시합들은 전부 마쿠우치 시합들이다.
마쿠시타 이하의 선수들은 관객도 없는 시합장에서 쓸쓸히 시합을 한다. 세키토리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마에가시라'가 되면 연봉은 수백만엔 인상된다. 마에가시라에서 그 다음 계급인 '코무스비'가 되면 연봉은 2000만엔에 달한다. 코무스비 위 계급인 '세키와케'가 되면 역시나 몇천만원 인상되고, 세키와케 다음 단계인 '오오제키'가 되면 연봉은 약 3000만엔으로 오른다.
마쿠시타에서 오오제키까지는 시합에서의 성적만 좋으면 계속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오오제키에서 '요코즈나'가 되는 단계는 쉽지 않다. 실력은 물론이고 품격까지 인정받아 일본스모협회 산하의 요코즈나 위원회로부터 '임명'되는 것이다. 요코즈나가 되면 연봉은 3400만엔으로 껑충 오른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오피셜'하게 지급되는 연봉만을 의미한 것이다.
3. Show Me The Money
성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따로 있다.
1년에 6번 있는 바쇼(스모 대회)에 출전을 독려하기 위해,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1회의 바쇼에 각 계급이 받도록 되어 있는 배당금에 4000을 곱해서 지급한다. 마쿠시타는 배당금이 3엔이기 때문에 두달에 협회로부터 1만2천엔을 받는다. 당연히 이 배당금은 계급에 따라 달라지며 세키토리가 되면 껑충 뛰어오른다. 요코즈나의 배당금은 정확하기 1789엔이다. 따라서 한 바쇼에 출전하기만 하면 요코즈나에게는 따로 1798*4000 = 719만2천엔이 지급된다. 요코즈나가 6번 바쇼 모두 출전했다면 그의 1년 인센티브는 4315만2천엔이다.
또한 스모에는 연봉 이외에 얻을 수 있는 수입들이 많다.
우선 바쇼에서 우승할 때마다 우승 상금을 받는다. 일반적으로는 200만엔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각 바쇼마다 우승 뿐만 아니라 감투상, 기능상, 수훈상 등의 상을 주는데 이 상들에도 200만엔의 상금이 붙어있다. '마이노우미'라는 선수는 체격이 워낙 작았기에 우승은 불가능하니 처음부터 화려한 기술로 기능상만 계속 받아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전설도 있다.
그리고 인기 선수의 시합에는 겐쇼(상금)가 붙는다. 기업이나 개인 명의로 시합을 응원하는 의미로 보내는 특별 상금이다. 시합 전에는 이렇게 겐쇼를 낸 스폰서들의 광고를 해준다.
승리하는 선수가 전부 가져가도록 되어 있으므로 인기 없는 선수도 upset을 노리고 열심히 노력하라는 의미도 있다. 겐쇼 1개의 금액은 6만2천엔으로 정해져 있다. 한 시합에 올라온 최다 겐쇼 기록은 하쿠호의 51개이다.
계급이 낮은 마쿠우치 선수가 오오제키나 요코즈나를 이길 경우, 킨보시(金星)를 받게 된다. 킨보시를 하나 받을 때마다 인센티브에 4만엔이 추가되는데 이것은 그 선수가 은퇴할 때까지 계속 지급된다. 또한 킨보시는 은퇴 후에도 끝까지 기록에 남아 자신을 따라다닌다. 계급이 낮은 스모 선수가 킨보시를 올리고 눈물을 쏟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그들에게는 문자 그대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안겨주는 정말 감격스러운 것이다.
킨보시를 올리고 감격을 못 이겨 눈물을 쏟는 스모 선수
하지만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국세청이 추적가능한 수입이다.
4. Unlike Roh's Piaget
인기 스모 선수에게는 후원회가 존재한다. 팬들이 가입하기도 하지만 주로 유수 기업가들이나 정치가들이 가입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팬클럽보다 훨씬 막강한 조직이다.
스모 선수가 스모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리고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뒷받침해주기 위한 조직인데, 그 품위 유지 명목으로 엄청난 돈이 이동한다. 요코즈나가 입는 옷, 타는 차, 마시는 술 등,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든 것들은 기본적으로 후원회가 선물해주는 것이라 보면 된다. 오오제키나 요코즈나급이 되면 후배들에게 베푸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그 비용도 대부분은 후원회가 베푸는 것이다. 그리고 후원회가 주는 돈이나 선물은 국세청에서 추적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스모에서 계급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버는 돈은 늘어나고, 자기 돈을 쓸 일은 줄어든다. 이처럼 멋진 돈벌이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몽골과 동유럽 등, 공산권 지역에서 강한 육체를 타고난 젊은이들이 스모 드림을 꿈꾸며 일본을 찾는 것이다.
후원회 멤버들. 한눈에 봐도 돈 좀 있게 생겼다. 일반적으로는 고향 출신 기업인들이나 유력인사들이 모여 후원회를 조직한다.
이건 하쿠호 나고야 후원회인데, 하쿠호처럼 몽골에서 온 사람은 고향 출신들로 후원회를 만들지 못하지만 성적이 오르면서 후원회가 속속 만들어졌다.
스모 선수와 후원회의 관계는 정말 일본식이라고 밖엔 할 수 없다. 스모선수가 광고모델을 해주는 것도 아닌데 후원회 멤버들은 스모 선수를 후원함으로서 자기들이 일본의 정신을 지키고 있다고 믿는다. 마치 동네 주민들이 돈을 모아 마을 동물원에 희귀한 코알라를 들여오고, 주말마다 동물원에 놀러가 코알라를 보며 흐뭇해하는 기분이 아닐까? 그들은 스모 선수를 후원하기 위해 모이고, 친분을 다지고, 애향심을 확인한다. 그리고 스모 선수가 후원회 멤버들에게 감사하며 예의바른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면 '남자라면 저래야지!'하면서 기뻐한다. 제3세계 출신 스모 선수를 후원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말을 한다. "그는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다워. 일본의 정신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야."
후원회의 스모 선수에 대한 애착은 매우 크다. 외국인 출신 스모선수가 후원회 회장을 '일본의 아버지'라 부르는 일도 드물지 않다. 후원회가 선수의 사생활에 간섭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아케보노가 하와이 출신의 여성과 결혼하려고 하자 후원회에서 "아무리 그래도 요코즈나의 부인은 일본인이어야지"하고 간섭한 사례일 것이다. 아케보노는 고민 끝에 사랑을 선택했다. 결국 그 일로 아케보노의 후원회는 해산했고 당시 은퇴한 상태였던 아케보노는 수입원을 잃었다. 결국 아케보노는 돈을 벌기 위해 K-1에 참가하면서 엄청난 고생을 한다.
막대한 돈 대신 사랑을 선택한 아케보노의 가족. 매우 화목함.
5. Sumo Dream
요코즈나가 된다면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 일단 정확한 액수는 추적할 길이 없다. 게다가 마쿠우치 선수가 은퇴하면 스모협회에서는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에서 금일봉을 내려주는데 요코즈나의 경우는 1억엔에서 2억엔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냥 문자 그대로의 억만장자라고 보면 된다. 특히 외국인 출신 선수의 경우,일본 엔화로 매년 '억'을 벌었으니까 그 돈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가면 그 돈이 얼마나 부풀어오를지 짐작이 갈 것이다. 미국의 3대 인기 스포츠인 풋볼, 농구, 야구, 그리고 유럽의 축구를 제외하면 이 정도 돈을 벌 수 있는 스포츠는 스모 외에는 없다.
8년 전에 은퇴한 몽골 출신 요코즈나 아사쇼류는 스모 생활을 통해 번 돈으로 고국에서 각종 사업를 벌이고 있으며, 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아 자기 주머니돈으로 선수들 훈련비를 대는 등, 정계 진출을 위한 포석을 다지고 있다. 아사쇼류는 몽골 대선 출마 가능성은 부정했지만 "고국이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을 겁니다"고 정치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아사쇼류가 벌이는 수많은 사업들에는 이 메밀농장 사업도 있다. 몽골의 광활한 토지(경기도+전라북도를 합친 크기)를 구입하여 그곳에서 메밀을 재배하고, 메밀로 만든 제품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스모협회의 규정에 의하면, 오야카타의 자격은 일본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에만 국한된다. 고향으로 돌아가 재력가가 된 아사쇼류와 달리 불가리아 출신의 고토오슈는 스시녀와 결혼하고, 일본 국적을 취득하여, 현재 일본에서 오야카타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스모선수들이 아사쇼류나 고토오슈처럼 은퇴 후에도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우선 현역 시절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는 습관 때문에 건강을 해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업에 함부로 손댔다가 실패하여 몰락한 사람들도 있다. 또한 워낙 폐쇄적이고 상명하복인 스모 사회이다보니 최근에는 갑질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들이 스모 드림을 꿈꾸는 이유는 일단 반드시 요코즈나가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쥬료만 되어도 일반 직장에 취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대놓고 오오제키나 요코즈나는 바라지 않으니 마쿠우치로 최대한 오래 활동하고 싶어하는 선수도 있다. 게다가 킨보시라도 올리면 두고두고 유명세를 얻을 수 있고 지역의 명사가 될 수 있다.
6. 너무 큰 맘모스
스모선수들에게 지급하는 막대한 돈은 모두 어디서 나오는가? 바로 일본스모협회에서 나온다.
일본스모협회는 일본에서 가장 부유한 조직들 중 하나이다. 우선 기업들의 후원이 어마어마하다. 물론 자발적인 후원회의 존재는 빼고서 말하는 것이다.
스모 경기장을 비롯한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으며 전통문화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절세 혜택도 받는다.
위풍당당한 료고쿠 국기관(Ryogoku Sumo Palace). 일본스모협회 명의로 되어 있다.
일본인들이 이재용 구속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도 스포츠에 지원하는 기업들에게 특혜를 준 만큼 성과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업이 후원하면 청탁이라는데 기업의 후원 없이 애초에 스포츠가 성립할 수 있음?'이라고 본다. 씹선비들이나 바르셀로나FC 운운하면서 시민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구단 어쩌고 지랄하지. 뭐 최순실 스캔들이라는 것도 조작되었음이 드러나고 있지만.
그러나 일본스모협회는 엄청난 혜택을 누리면서 동시에 폐쇄성이 강한 조직이다. 일본스모협회의 운영진은 모두 오야카타들로만 구성된다. 스모협회 내부에 견제라는 기능은 거의 없다. 일본스모협회에서는 문제가 될만한 일들을 은폐하려는 본능이 있고, 그러다보니 한번 일이 터지면 거대하게 터지는 일들이 많았다. 승부조작 사건, 도박 사건, 과실치사 사건 등등 거대한 사건들이 일본스모협회가 누리는 특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현재는 요코즈나 하루마후지의 폭력 사건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본의 곽.정은'으로 유명한 하루마후지
하루마후지의 폭력사건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며 누가 잘못했는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하지만 이것이 앞으로의 스모계의 미래를 크게 좌지우지할 사건임은 분명하다. 특히 폭력사태에 대한 스모계의 대응과 연관이 있다. 이 사건을 통해 폭력을 막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아직 어린 일게이들은 스모 선수를 지망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스모 선수는 뚱뚱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몸은 알아서 오야카타가 만들어줄 것이다. 일본어를 할 줄 안다면 큰 플러스이다. 그냥 토할지언정 눈앞의 밥은 다 먹겠다는 각오만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적어도 미래가 노량진 밖에 없는 게이들은.
죠노구치 시절의 하쿠호. 이 당시 체격은 175cm/68kg
현재의 하쿠호. 192cm/155kg. 오야카타는 하쿠호 소년이 센스는 있으나 체중이 너무 없으므로 '너는 먹는 게 곧 연습이다'는 말과 함께 밥을 잔뜩 먹이고 누우면 소화가 느려지니 앉아서 자라고 명령했다. 그 지시를 충실히 지킨 결과 거대한 체격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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