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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다양한 동물들을 다루며, 온전히 한 글의 주제가 되기에는 다소 미흡한 짜투리 정보들을 주제로 하였다.
또한 동물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들을 바로잡는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동물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알아보자.
가장 수유기간이 짧은 포유동물
두건물범(hooded seal)의 평균 수유기간은 겨우 4일에 불과하며 이는 포유류 중 가장 짧은 것이다.
(새끼 두건물범)
두건물범은 북반구 극지방의 얼음판 위에서 새끼를 낳는다.
어미는 새끼가 태어나자마자 수유를 시작한다.
먹이도 먹지 않고 온종일 새끼와 함께 얼음 위에 머무른다.
(뒤에 있는 것은 수컷이다. 두건물범 암컷은 수유 중에 교미하지 않기 때문에
수컷들은 새끼가 딸린 암컷을 발견하면 수유 기간이 끝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새끼는 젖을 먹고 자는 것 이외의 행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두건물범의 젖은 지방 비율이 60퍼센트 이상인 초 고지방 음식이며
덕분에 새끼의 몸무게는 매일 7kg씩 증가해 젖을 뗄 때쯤에는 체중이 처음의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난다.
수유 기간이 끝나자마자 어미는 새끼를 남겨두고 바닷속으로 사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남겨진 새끼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스스로 물에 들어가 사냥을 시작하게 된다.
새끼의 털은 이미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오랑우탄은 두 종이다.
('오랑우탄'이라는 종은 없다)
다양한 매체에서 소개된 덕에 오랑우탄이라는 이름이 꽤 유명해졌지만,
사실 '오랑우탄'은 오랑우탄속(pongo)에 속하는 2종의 총칭일 뿐이다.
오랑우탄속의 동물은 동남아시아의 보르네오섬에 서식하는 보르네오오랑우탄과
수마트라섬에 서식하는 수마트라오랑우탄이 있다.
이들은 아종이 아닌 완전히 다른 종으로 분류된다.
보르네오오랑우탄(bornean orangutan)
수마트라오랑우탄(sumatran orangutan)
(위 게시판은 종이 분류되기 전에 제작되었는지 둘을 같은 종(pongo pygmaeus)으로 취급하고 있다)
수마트라오랑우탄은 보르네오오랑우탄에 비해 조금 작으며, 두상과 체형이 길쭉하다.
또한 수마트라오랑우탄이 좀더 사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렇게 종이 따로 구분되지 않았고 두 종을 묶어서 한 종으로 취급했다.
때문에 사육되는 오랑우탄들에게서 잡종이 빈번하게 탄생해 동물원의 오랑우탄들은 종을 구분할 수 없기도 하다.
기린은 네 종이다.
기린은 아주 최근까지 1종으로 분류되었지만
유전자 연구를 통해 4종으로 나뉘게 되었다.
따라서 '기린'은 기린속(giraffa)에 속하는 4종의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단어가 되었다.
북부기린(northern giraffe)
이 종은 과거 기린이 1종으로 여겨질 때 사용하던 학명을 그대로 가지게 되었다.
남부기린(southern giraffe)
마사이기린(masai giraffe)
그물무늬기린(reticulated giraffe)
이렇게 4종의 기린이 현존한다.
4종의 기린 사이에는 상당한 유전적 차이가 존재하며,
교미 대상으로 동족을 보다 선호하기 때문에 야생에서는 다른 종과 교미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사람 눈에는 다 비슷하게 보였기에 이 기린들은 단순히 한 종에 속한 여러 아종들로 여겨졌다.
게다가 과거에는 아종의 구분도 없이 동일종이라고 여겨지면 무분별하게 교배를 시켰다.
때문에 오랑우탄이 그렇듯 동물원의 기린들은 온통 뒤섞여서 어떤 종이라고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반추동물의 앞니
반추동물은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로
우리에게 익숙한 소와 양 같은 동물들이 속해있다.
(윗 앞니가 있는 부분은 잘 보이지 않는다)
반추동물들에게는 되새김질 말고도 특징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위턱의 앞니가 없다는 것이다.
앞니 부분에는 이빨 대신 단단한 살덩이로 이루어진 패드가 있어
이것과 아래턱의 앞니를 이용해 풀을 잡고 뜯어낸다.
소,양,낙타,염소,사슴,기린 등 많은 반추동물이 그렇다.
말은 반추동물이 아니며,위턱과 아래턱 모두에 튼튼한 앞니를 가지고 있다.
솔개(또는 독수리나 매)의 환골탈태
많은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근거없는 낭설일 뿐이다.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해보면 부리도 아주 따뜻한 것을 볼 수 있다)
조류 부리의 겉부분은 사람의 손톱과 같은 케라틴으로 덮여 있지만, 그 아래에는 많은 신경과 혈관이 분포하고 있다.
이런 부리를 부순다면 엄청난 고통과 출혈이 뒤따를 것이다.
(총에 맞아 부리가 박살난 흰머리수리)
부리가 심하게 손상되면 다시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
(이 흰머리수리는 먹이조차 스스로 먹을 수 없었기에 인조 부리를 붙여주었다)
그리고 조류는 동물 중에서도 대사율이 가장 높은 부류에 속한다.
상처로 쇠약해진 상태에서 굶기까지 한다면 금세 죽고 말 것이다.
타조의 회피법
타조는 적이 다가오면 모래 속에 머리를 묻고
자기 눈에 적이 보이지 않으므로 숨었다고 생각하며 안심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타조는 그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이런 이야기는 타조가 적을 발견했을 때 자세를 낮춰 몸을 숨기거나
덤불 쪽으로 머리를 숙이고 모래와 자갈을 집어먹는 것을 보고 생겼다고 추정된다.
적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타조는 재빠르게 달려서 도망치거나
거대한 몸을 세우고 위협하며 근육질의 강력한 다리로 걷어찬다.
(날지 못하는 멸종위기의 앵무새 카카포(kakapo). 이 새의 방어전략은 움직임을 멈추고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원래 카카포의 서식지에서 유일한 적은 공중의 맹금류밖에 없었으므로 이런 방법으로도 자신을 지킬 수 있었지만
인간과 함께 유입된 육상 포식자들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카카포는 엄청난 속도로 쓸려나가듯 사라졌다)
만약 타조가 포식자들이 득실대는 아프리카에서 머리를 모래에 파묻는 멍청이 짓을 한다면 타조 역시 카카포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하마와 코뿔소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른 동물인 하마와 코뿔소.
이들의 이름에는 각각 '소'와 '말'이 들어가 있다.
코뿔소는 한국명에도 소가 붙으며
코뿔소를 뜻하는 한자인 무소 서(犀)는 소 우(牛)를 부수로 한다.
하마는 이름 그 자체가 한자로 '강의 말'(河馬) 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분류상으로 하마는 소목,코뿔소는 말목에 속한다.
소목(우제류)과 말목(기제류)의 대표적인 차이는 뒷발의 발굽이다.
소목은 2개 또는 4개로 짝수이고, 말목은 1개 또는 3개로 홀수다.
하마의 발.
코뿔소의 발.
상어의 비늘
청새리상어(blue shark)
상어의 피부는 눈으로 보기에 매끈하고, 마치 비늘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미세한 비늘들이 몸 전체를 덮고 있으며, 이 때문에 손으로 만져 보면 꺼칠한 느낌이 든다.
상어가 움직일 때 몸 근처에서 발생하는 소용돌이가 비늘의 튀어나온 부분(riblet)들에만 닿게 된다.
덕분에 물의 저항이 줄어들고, 상어는 보다 부드럽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
(수영복 표면의 인공 상어비늘)
이 비늘은 꽤 눈여겨볼 만한 것이었기에, 모방품이 패스트스킨(fastskin) 이라는 수영복에 사용되었고
올림픽 수영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순수한 선수 자신의 역량만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올림픽 수영 경기에서 패스트스킨 수영복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었다.
겨울철새
대표적인 겨울철새 청둥오리(mallard)
예전에 겨울철새는 왜 추운 겨울에 찾아오냐는 질문을 봤던 기억이 나서 써본다.
(북아메리카 청둥오리의 서식지. 여름 서식지가 겨울 서식지보다 북쪽에 있는 것이 보인다)
겨울철새는 추위를 쫒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북쪽 지방에서 서늘하게 여름을 보내고,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겨울철새인 두루미(red crowned crane) 서식지
역시 겨울철새인 큰고니(whooper swan)의 이동경로
(머리가 누런 개체가 새끼)
(목이 갈색인 개체가 새끼)
이 새들은 겨울철새 중에서도 독특하다.
여름에 번식했던 한 가족이 번식기 이후에도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함께 이동해 온다.
새끼들은 부모의 지도와 보호 아래에서 험난한 겨울을 극복해 나간다.
독수리(cinereous vulture)
독수리의 이동은 다른 겨울철새의 이동과 조금 다르다.
독수리 성체들은 대부분 몽골에 정착해서 일년 내내 이동하지 않는다.
때문에 어린 독수리들은 혹독한 겨울이 오면 어른들과의 경쟁을 피해
고향을 떠나 머나먼 한반도까지 날아오는 것이다.
어린 독수리의 겨울나기는 고달프다.
보호해 줄 어른도 없고 비슷한 처지의 다른 독수리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며
시끄러운 까치와 까마귀들은 하루종일 돌아가며 독수리를 괴롭힌다.
겨울이 끝날 때쯤이면 한반도를 떠나 몽골로 가는 긴 여행길에 오른다.
다음 겨울에 다시 오는 경우도 있으며 일반적으로 몽골에서 짝을 만나 영역을 얻으면 정착하게 된다.
말벌과 참새
이건 대체 누가 만든 것인지? 의외로 꽤 많이 퍼져있다.
이 짤에 써 있는 글은 맞는 게 하나도 없다. 심지어 사진까지도 장수말벌 둥지가 아니다.
진짜 장수말벌의 집은 땅속에 있다.
흔히 땅벌만 땅속에 집을 짓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장수말벌 역시 땅속에 집을 짓는다.
말벌의 여왕벌과 일벌은 겨울에 모두 죽기 때문에 집이 텅 비게 되며,
참새는 나무에 매달린 다른 말벌종의 빈집에 구멍을 뚫어 사용한다.
굳이 얘기할 필요도 없는 것 같지만 참새의 깃털에는 벌침을 막는 기능 같은 건 없다.
몸의 깃털은 비행을 위해 최대한 경량화되었으며 보온이 주된 역할이다.
그리고 참새는 부드러운 벌레와 씨앗을 주식으로 하며 말벌처럼 크고 단단한 곤충은 거의 먹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참새가 시속 180km로 비행한다는 것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매(송골매)(peregrine falcon)
새홀리기(eurasian hobby)
유럽칼새(common swift)
이 새들은 시속 100km 이상으로 비행할 수 있다.
이런 새들은 날개가 길쭉하고 날개 끝부분의 일차깃(primary feather)이 잘 발달되어 있다.
길고 강한 깃털로 세차게 공기를 밀어내며 고속으로 질주하는 것이다.
반면에 참새(eurasian tree sparrow)의 날개는 짧고 폭이 넓으며 둥근 형태이다.
이런 날개로 빽빽한 덤불이나 나뭇가지 사이에서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지만, 고속 비행은 불가능하다.
참새의 비행 속도는 시속 46km 정도이다.
Entomological Research=한국곤충학회
passer montanus=참새
결정적으로, 한국곤충학회의 2008년 논문 내용에서 참새와 장수말벌은 검색되지 않는다.
그냥 이것만 쓰면 될 걸 그랬나?
반포지효
새끼 까마귀가 늙은 부모를 먹여살린다는 속설이 있다.
이것 역시 오해에서 비롯된 이야기이다.
큰까마귀(common raven)의 새끼
깃털이 자라고 있는 어린 까마귀는 몸에 회색의 솜털이 듬성듬성 나 있다.
이런 개체를 보고 노쇠한 까마귀라고 오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모에게 먹이를 따로 챙겨주는 새는 없다.
독수리 타는 까마귀
최근들어 수리(또는 독수리) 위에 있는 까마귀 사진들이
마치 독수리를 타고 이동하는 것처럼 설명되며 퍼져나갔다.
그러나 이것은 사각지대인 등 쪽에서 공격하는 것이며, 타고 이동하려는 행동이 아니다.
등과 뒤통수 쪽으로 접근하여 쪼고 위협을 가한다.
아주 가까이 붙었을 때 절묘하게 사진을 찍으면 마치 타고 있는 듯한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위에서 등 쪽을 공격하는 것은 조류의 공중전에서 자주 사용되는 전략이며,
일부 맹금류는 순간적으로 몸을 뒤집어서 이러한 공격을 방어하기도 한다.
가끔은 이렇게 진짜 타고 가는 듯한 사진도 나온다.
전에 이 사진에서 붉은날개검은새(red winged blackbird)의 빨간 어깨부분을 까맣게 칠해놓은 이미지가
까마귀라고 나돌고 있는 것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일게이들 중에서도 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엘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
악어는 유명한 동물이지만, 사실 '악어' 한 종만 있는 게 아니며 현생 악어는 20종이 넘는다.
이 악어들은 크로커다일과, 엘리게이터과, 가비알과의 세 종류로 다시 나누어진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 엘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의 구분법에 대해 다룬다.
구분법은 이 그림에 잘 설명되어 있다.
입을 다물었을 때 크로커다일과는 위 아래 이빨이 모두 보이지만 엘리게이터과는 아래턱의 이빨이 대부분 숨겨진다.
또한 크로커다일과의 두상이 대체로 좀더 길쭉하고 좁은 형태를 띤다.
나일악어(nile crocodile)-크로커다일과
샴악어(siamese crocodile)-크로커다일과
아메리카악어(american crocodile)-크로커다일과
미시시피악어(american alligator)-엘리게이터과
양쯔강악어(chinese alligator)-엘리게이터과
안경카이만(spectacled caiman)-카이만도 엘리게이터과에 속한다.
매끈이카이만(smooth fronted caiman)-엘리게이터과
이빨 배열은 외상이나 질병 등의 후천적 요인에 의해 변할 수도 있다.
이빨과 두상 두 가지를 종합해서 판단하면 보다 정확할 것이다.
난쟁이악어(dwarf crocodile)-크로커다일과
이렇게 애매하게 생긴 녀석도 있기는 하다.
일본 까치
일본에서는 까마귀가 길조인 대신 까치가 흉조다?
이건 또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다.
예전에 네이버 뉴스에서 이런 댓글이 추천 400개 이상을 받으며 베스트에 올라가는 것도 보았다.
우선 일본에서 까마귀가 길조인 것은 맞다.
일본축구협회(JFA)의 심벌이 세발 달린 까마귀일 정도로 까마귀는 일본인에게 익숙하며,
신화 속에서는 태양 속에 사는 새로 긍정적 이미지를 가진다.
(전에 일베에서 누가 줍한짤 퍼옴)
그럼 까치는?
까치는 아무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까치(eurasian magpie)의 서식지. 일본에는 남쪽의 규슈 섬에만 색칠된 것이 보인다.(홋카이도 등에도 극소수가 있다고 한다)
일본의 까치는 토착종이 아니라 한국 까치가 인간에 의해 유입되어 정착한 것으로, 그리 많은 수가 서식하지 않는다.
때문에 많은 일본인에게 까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생소한 새일 뿐이다.
규슈 지역에서도 까치는 별로 천대받지 않는다.
번식기에 낙오된 새끼들은 따로 보호받으며,
사가현의 축구팀 '사간 도스'는 까치를 마스코트로 하고 있다.
또한 까마귀와 동류로 취급하기도 한다.
까치는 일본어로 '카사사기' 외에 '가치(카치)카라스' 로도 불린다.
(15세기 프랑스의 기도서)
사실 본래부터 흉조인 새가 어디 있겠는가?
어떤 새도 사람들에게 미움받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두 종류의 토끼
한국에서 집토끼는 흔하고 익숙한 가축이다.
수많은 토끼들이 인간에 의해 길러지며 공원이나 야산 등에서도 사람이 방생한 토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멧토끼(korean hare)
때문에 한국 고유종인 멧토끼도 집토끼와 같은 종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둘은 완전히 다른 종이며, 생태와 습성 등에도 아주 많은 차이가 있다.
토끼는 크게 굴토끼류(rabbit)와 멧토끼류(hare)로 나눠진다.
숲멧토끼(european hare)
'hare'는 산토끼속(lepus)에 속하는 토끼들의 총칭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rabbit에 비해 생김새가 길쭉길쭉하며, 성질이 급하고 민감해 가축화되지 않는다.
생활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굴토끼들은 지하에 깊은 굴을 파고 적이 나타나면 굴로 뛰어들어 피한다.
그러나 멧토끼류는 굴을 파지 않고 모든 생활을 지면에서 한다.
멧토끼류는 심장과 폐가 잘 발달되어 굴토끼류에 비해 지구력이 좋으며
방향 전환과 높이뛰기에도 능숙하다.
숨을 굴이 없어서 천적이 쫒아오면 적을 따돌릴 때까지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차이는 번식법에 있다.
굴토끼류는 털을 뽑아 아늑한 둥지를 만든 뒤 털이 없고 미숙한 새끼들을 많이 낳는다.
가축화된 토끼 또한 유럽의 굴토끼를 원종으로 하기 때문에 이렇게 번식한다.
이와 달리 멧토끼류는 털이 나 있고 눈도 떴으며, 뛰어다닐 수도 있는 커다란 새끼를 2~3마리만 낳는다.
새끼들은 어미가 젖을 먹일 때 이외에는 땅에 몸을 바짝 붙이고 조용히 숨어있는다.
(한국 멧토끼의 새끼)
토종 멧토끼도 이렇게 번식한다.
흥미롭게도, 유명한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두 종류의 토끼가 모두 나온다.
시계를 보며 뛰어가는 흰 토끼는 'white rabbit' 이고,
모자장수와 함께 있는 약간 정신나간 듯한 토끼는 'march hare' 다.
이 'march hare(3월 토끼)'라는 이름은 봄철 발정기에 미친듯이 날뛰며 싸우는 멧토끼에서 유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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